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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인력 감축에 부진사업 철수…유통업계 '비용절감' 안간힘

실적 악화에 시달리는 유통업계가 비용 감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온은 다음 달 1일부로 바로배송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바로배송은 롯데온 내 롯데마트몰에서 장보기 상품을 구매하면 2시간 이내에 상품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전국 8개 점포에서 운영해왔다. 그동안 운영 점포를 점차 줄여오다 이번에 완전히 손을 떼기로 한 것이다. 롯데온은 2022년 4월 새벽배송 서비스도 중단한 바 있다.롯데온은 배송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당일배송과 예약배송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롯데온의 배송 서비스 축소는 물류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고육지책 성격이 짙다. 2020년 롯데그룹 유통사업군의 통합 온라인몰로 출범한 롯데온은 매년 1000억원 안팎의 손실을 내면서 누적 적자가 5000억원에 육박한다.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이마트 역시 부진한 사업을 털어내거나 개편하는 구조조정에 착수했다.반려동물용품·서비스 전문 매장인 몰리스는 외부 전문점 수를 축소하는 대신 이마트 점포 내 반려동물용품 구색을 강화한 '미니몰리스'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 개편이 진행 중이다.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 내 골프 전문 매장도 정리하고 있다. 현재까지 10여개 골프 전문 매장을 없애고 일반 스포츠 매장에서 골프용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골프 전문 매장이 빠진 공간은 매출과 효율이 높은 다른 상품 매장으로 리뉴얼 중이다. 앞서 이마트는 1993년 설립 이래 전사적으로 첫 희망퇴직도 받고 있다. 근속 15년 이상 직원인 밴드 1~3(수석부장·부장·과장급)이 대상이다.11번가는 최근 두 차례 희망퇴직을 받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자 인력 재배치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해 말 1차 희망퇴직 신청자가 10명이 채 안되자 지난달 말 2차 희망퇴직을 받았고, 외주업체에 주던 물류센터 업무를 내부 인력 50여 명으로 대체한 것으로 알려졌다.GS리테일은 사업 포트폴리오 자체를 재구성하고 있다.지난해 인테리어·문구 전문 온라인 쇼핑몰 텐바이텐 지분을 전량 매각한 데 이어 GS더프레시 온라인몰 사업에서도 손을 뗐다. 실적이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고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기 위한 것이다. S리테일은 이와 함께 매년 정례적으로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롯데그룹 구성원들도 또 한번 희망퇴직을 실시하진 않을지 내심 긴장하는 분위기다.롯데백화점은 2021년, 롯데면세점은 2022년 12월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롯데마트는 2021년 상·하반기에 이어 지난해 말 세 번째 희망퇴직에 들어갔다. 또 롯데하이마트는 2020년에 이어 2022년 한 차례 더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롯데홈쇼핑 역시 지난 9월 희망퇴직을 받았다.업계 관계자는 "유통 대기업들이 당장 몸집을 줄이는 방법으로 수익성을 보전하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며 "쿠팡과 알리익스프레스 등 온라인 플랫폼들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오히려 격차가 벌어질 수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4.09 07:00
산업

SK·LG·롯데·한화, 지금 대기업들은 희망퇴직 중

글로벌 침체 장기화와 고금리 여파 등의 ‘경제 한파’로 인해 ‘칼바람’이 불고 있다. SK·LG·한화·롯데 등 대기업들도 예외가 아니다. 사실상 전 직원 대상인 1년 이상의 근로자에게도 희망퇴직 불똥이 튀고 있다.10일 업계에 따르면 연말 임원 인사가 끝난 기업들이 내년을 대비해 비용 절감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대표적인 긴축 경영이 희망퇴직을 통한 인력 구조조정이다. SK그룹 계열사인 11번가가 2008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11번가는 만 35세 이상 5년 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지난 8일 희망퇴직 신청을 마감했다. 희망퇴직 확정자에게 4개월분의 급여를 지급하기로 했다. 15년 만의 첫 희망퇴직 단행 배경은 11번가의 실적 부진에 있다. 2020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냈고, e커머스 시장의 출혈 경쟁으로 반등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11번가는 올해도 3분기까지 영업손실 91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11번가의 희망퇴직은 매각을 앞두고 ‘몸집 줄이기’라는 시선도 있다. 아무래도 직원수의 감소로 고정비용이 줄어들면 매각 협상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다. 5년 이내 기업공개(IPO) 약속을 지키지 못한 11번가는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최대주주인 SK스퀘어가 보유 지분 18.18%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강제 매각 위기에 처했다. SK스퀘어는 우선매수청구권 포기로 11번가를 제3자에 매각할 수 있는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이후 4년 만에 파주와 구미 공장의 만 40세 이상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희망퇴직자에게는 고정 급여 36개월치와 자녀 학자금을 지원한다. 올해 초에 비용 절감을 위해 이미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자율 휴직 신청을 시행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의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인력 운영 효율화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LG디스플레이는 적자 탈출을 위한 구원투수로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기도 했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신임 대표는 “실적 턴어라운드가 무엇보다 급선무”라며 강한 드라이브를 천명하고 나섰다. LG디스플레이 측은 “LCD 생산을 줄이는 전략의 일환으로 인력 운영을 효율화하기 위해 일부 인력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식품·유통업계에서도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롯데마트가 대표적이다. 11월부터 직급별 10년 차 이상 사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하고 있다. 퇴직 확정자에게 최대 27개월치 급여와 직급에 따른 재취업 지원금 2000만~5000만원을 차등 지급하기로 했다. 롯데마트의 희망퇴직 프로그램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20년 실적 부진으로 점포 12개를 정리한 롯데마트는 이듬해인 2021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 바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급변하는 유통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롯데마트뿐 아니라 코로나19 이후 심각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롯데홈쇼핑이 지난 9월 만 45세 이상이면서 근속연수 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 바 있다. 국내 태양광 시장의 침체로 한화큐셀도 창사 이후 첫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충북 진천·음성 사업장의 근속연수 1년 이상 생산직 직원을 대상으로 삼고 있다. 퇴직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사실상 전 직원이 대상자가 되고 있다. 근속 기간에 따라 3년과 5년 미만에 각 10개월과 13개월분의 위로금을, 5년 이상에는 16개월분의 위로금을 지급하는 조건이다. 한화큐셀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중점적으로 진두지휘했던 태양광 사업을 맡고 있는 기업이다. 하지만 한화큐셀은 국내 태양광 시장 침체에 따라 모듈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구조조정 결단을 내렸다. 한화큐셀은 올해 3분기부터 일부 라인의 가동을 중단하기에 이르렀고, 공장 가동률도 80% 초반까지 내려갔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2.11 07:00
IT

[IT IS리포트] KT 새 수장 김영섭, 격랑 속 변화 대신 숨 고르기

반년 가까이 이어진 CEO(최고경영자) 공백 사태 끝에 마침내 KT가 경영 정상화의 첫 발을 내디뎠다. 업계는 새롭게 KT의 지휘봉을 잡은 김영섭 대표를 두고 "적합한 인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벌써부터 틀에 얽매이지 않는 행보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미래 불확실성과 정부의 시장 압박 등으로 앞날이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대적인 변화보다는 회사와 눈을 맞추고 숨 고르기부터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구조조정 우려에 선 그어지난달 31일 업계에 따르면 김영섭 KT 신임 대표는 전날 분당 사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직원들의 질문에 허심탄회하게 답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정통 LG맨인 김영섭 대표가 LG 구조조정본부에 몸담았던 것을 비롯해 LG유플러스에서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지낸 이력 때문에 KT가 수술대에 오를지가 직원들 사이에서 가장 큰 관심사였다.마찬가지로 외부 출신인 이석채 전 회장과 황창규 전 회장이 부임 후 각각 6000명, 8000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했던 만큼 이런 우려는 날이 갈수록 커졌다.김영섭 대표는 조직·인사 계획을 묻는 질문에 "경영 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진행돼야 하지만 KT인 대부분 훌륭한 직장관을 가지고 일하시는 분들이기에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순리적이고 자연스러운 처우와 대가로 인정받는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여기서 '순리'라는 단어는 연말연초 정기 인사가 있으니 무리하지 않고 합리적으로 결정하겠다는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여기에 그치지 않고 취임식 후 첫 번째 업무를 묻자 "노동조합에 가서 인사하고 과천 네트워크 관제센터에 가서 '이것이 KT구나'하고 깜짝 놀랄 예정"이라고 말하며 나름의 유머 감각으로 직원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만으로 39년 동안 LG에서 일했지만 이제는 운전대를 쥔 KT의 위상을 먼저 생각한 발언이기도 하다.지금 당장 KT가 위기에 직면한 것은 아니지만 멀리 내다봤을 때 변화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올해 2분기 깜짝 실적을 달성했지만 마냥 웃지 못했다.인건비 등 제반 경비 감소와 자회사 영업이익 기여도가 주된 요인이었다. 회사의 주력 먹거리이자 B2C(기업-소비자 거래) 영역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무선 사업은 성장률이 1% 미만에 그치며 정체가 지속되고 있다.하지만 지금의 시장 환경을 감안하면 선뜻 변화를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당분간 조직의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며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면서 업무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신 교수는 또 "(통신비 인하 요구와 시장 경쟁 활성화 등) 정부의 정책 방향성에 대응해 사업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인프라 투자보다는 통신 산업 추세로 봤을 때 서비스에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LG서 검증한 위기 대응 능력어려운 시기이지만 김영섭 대표의 판단력에 기대를 충분히 걸어볼 만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경영 능력은 이미 검증됐다는 것이다. 김영섭 대표는 지난 2015년부터 7년간 LG CNS를 이끌었는데, 소프트웨어(SW) 개발 프로젝트로 먹고사는 SI(시스템 통합) 업체들을 통째로 뒤흔든 사건에 직면한 적이 있다.정부가 2013년부터 중소기업과의 공생을 목적으로 대기업의 공공 SW 사업 참여를 제한한 것이다.일감이 뚝 떨어졌지만 체질 개선과 조직 효율화 작업으로 어떻게든 한 자릿수라도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 신사업에도 주력해 2016년 2조원 후반대였던 LG CNS의 매출 규모는 지난해 5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커졌다.A 업계 관계자는 "LG CNS가 SI 전문이기는 하지만 통신 솔루션도 많이 취급하기 때문에 사업 감각이 있을 것"이라며 "낙하산 인사로 흐름을 읽지 못하고 외길을 가는 ICT 문외한이 오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를 벗어나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김영섭 대표의 실용주의 철학도 눈여겨봐야 할 포인트다. 민영화했지만 공기업의 색채가 남은 KT에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도입하는 등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김영섭 대표는 LG CNS CEO로 취임했을 때 곧바로 임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실질적인 업무에 집중하자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100개의 보고할 내용이 있어도 가장 중요한 3개만 꼽아 보고하라고 강조했다.KT 대표 취임식에서 제시한 4대 핵심 키워드 중 하나 역시 '실질'이다.KT 대표 후보 최후의 1인에 이름을 올리고 나서 연착륙을 위해 미리 회사의 현안을 파악할 때도 형식에 구애받지 않았다. 인수위 조직을 만들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하고 경영진을 직접 만나 논의했다.B 업계 관계자는 "(김영섭 대표는) 헤집는 스타일이 아니고 매우 차분한 분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향후 비전·전략 공개 주목김영섭 대표의 성향과 시기적 특성을 고려하면 적어도 연내까지 회사 내부는 조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눈 밖에 난 이통업계를 바라보는 정부와의 스킨십은 당면 과제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사업성이 낮은 탓에 투자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28㎓ 주파수 대역을 회수하는 강수를 둔 데 이어 이통 3사를 견제하기 위한 신규 사업자 지원에 팔을 걷어붙였다.공정거래위원회는 2019년 5G 출시 당시 과장·허위 광고를 했다고 보고 총 330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해 3사와 행정소송을 앞두고 있다. 김영섭 대표는 오는 4일께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을 예방할 것으로 전해졌다.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ICT 전반적인 영역에서의 경험이 풍부해 KT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에서 이른 시일 내 회사 정상화와 성장의 발판을 다질 수 있을 것"이라며 "조만간 새 CEO의 비전과 전략이 공개될 것으로 보이는데, 시장은 긍정적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9.01 07:00
IT

카카오 내부 인력 전환 배치…구조조정 현실화?

카카오가 인력 전환 배치와 이직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비용 감축에 시동을 걸었다. 한때 시가총액 3위를 다투기도 했지만 미래 불확실성이 가중하면서 구조조정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25일 업계에 따르면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영위하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비롯한 카카오 계열사들은 '공동체 이동 프로그램'을 시작했다.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업무를 희망하는 직원들은 카카오 계열사 안에서 적합한 자리로 옮길 수 있다.현재는 연차와 직무에 관계없이 신청을 받고 있다. 강제성을 띠지는 않지만 사실상 이직을 권고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내부에서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앞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경력 10년 이상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전직을 돕는 '넥스트 챕터 프로그램'을 시행했다.지원자는 근속연수에 따라 최대 15개월치 기본급과 이·전직 지원금 500만원, 퇴직금을 받는다.카카오 관계자는 "각 회사가 상황에 따라 개별로 진행하는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지난 2021년까지만 해도 카카오는 네이버와 시총 3위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대면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몸값이 고공행진했다.하지만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정치권의 질타가 이어지고 작년 10월에는 대규모 서비스 장애까지 터지면서 기업 신뢰도가 떨어졌다. 현재는 시총이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황이다.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카카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7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쪼그라들었다.당시 카카오는 "데이터센터 다중화 작업에 따른 인프라 비용 및 감가상각비 증가,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확대 영향"이라고 설명했다.인건비는 44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늘었다.이처럼 플랫폼업계를 감싼 먹구름에 카카오의 취업 선호도도 주춤했다.HR 테크 기업 인크루트가 이달 발표한 '2023 대학생이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순위에서 카카오는 한 단계 내려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네이버도 2위에서 3위로 떨어졌다.이에 반해 안정성이 보장된 제조업 기반 대기업들이 선전했다. 삼성전자가 '만족스러운 급여와 보상 제도'로 1위를 기록했다. 현대자동차는 4계단 오른 4위를 차지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6.26 07:00
산업

애경도, 에이블씨엔씨도 '방긋'...깜짝 실적에 웃는 중견 뷰티 기업들

애경산업과 에이블씨엔씨 등 중견 K뷰티 기업이 살아나고 있다. 기승을 부렸던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전환하면서, 본격적인 반등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아모레)과 LG생활건강(LG생건) 등 대기업이 북미 시장에 눈길을 돌린 가운데 애경산업과 에이블씨엔씨는 자신들만의 방향을 잡고 직진 중이다. 11일 애경산업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6.8% 증가한 154억29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한 1570억6500만원을, 당기순이익은 160.8% 늘어난 163억5700만원을 기록했다.주력군인 화장품이 선전했다. 애경산업의 화장품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19.4% 증가한 587억원, 영업이익은 26.1% 늘어난 87억원을 기록했다. 애경산업은 엔데믹에 대비해 선제적 대응을 한 덕이라고 설명한다. 아모레와 LG생건이 코로나19로 봉쇄를 택한 중국 대신 북미시장에 방점을 찍을 때 애경산업은 일본과 동남아 등지에 공을 들였다. 동시에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사이에 인기가 있는 티몰과 징둥닷컴, 콰이쇼우, 틱톡 등 디지털 채널을 확대했다. 애경산업 측은 "글로벌 사업의 경우 채널 다변화 및 브랜드 인지도 제고 등의 노력으로 일본과 중국 외 국가에서도 성장세를 나타냈다"며 "중국 시장에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 채널 트렌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증권 등 IB 업계는 애경산업의 화장품과 생활용품 매출 성장률을 각각 19%, 7% 안팎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애경산업 구조가 변화 중으로 기존 주력 채널과 지역을 넘어 디지털·헬스앤뷰티(H&B) 확대, 비중국 확장에 대한 다각화 의지가 뚜렷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중국 외 베트남, 일본, 미국 등 해외 판로 확대까지 나타나며 체질이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샤'와 '어퓨'를 전개 중인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매출 2478억원으로 전년대비 5.7% 줄었지만, 영업이익 9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영업이익 99억원은 2017년 이후 최대 규모다. 업계는 이달 중 발표될 1분기 실적도 전년 동기 대비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2021년 이후 미샤의 국내 오프라인 매장을 상당 부분 철수했다. 동시에 미국과 일본, 중국 등 해외 시장으로 저변을 넓혔다. 에이블씨엔씨의 해외 사업 비중은 2021년 27.7%에서 지난해 52.6%로 신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매각을 추진 중으로 내실화 작업을 통한 실적 키우기에 집중할 것"이라며 "2년 전만 해도 매수에 관심을 보였던 기업이 없었으나 최근에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5.12 07:05
연예일반

[위기의 K콘텐츠] “위기 속에 기회 있다” 업계에서 본 K콘텐츠의 미래 ③

‘오징어 게임’이 전세계를 강타하고, BTS로 상장되는 K팝이 글로벌 주류 편입을 눈앞에 뒀으며, 넘을 수 없는 산인 줄 알았던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도 한국 영화를 주목한 지 수년. 이런 상황에서 내수시장에서는 ‘K콘텐츠 위기론’이 스멀스멀 고개를 들고 있다. 극장가에서는 한국영화가 외면 받고 있으며, 방송가는 연이어 허리띠를 졸라매며 드라마 편성을 줄이고 있다. K팝의 성장세도 코로나19 이전보다 둔해졌다. 글로벌 시장에서 잘나가는 K콘텐츠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백년대계를 위해 나아갈 방향을 짚었다. <편집자 주> 영화, 드라마, OTT 오리지널을 막론하고 제작 및 유통되는 작품이 줄면서 K콘텐츠 업계 전반이 위기에 휩싸여 있는 상태지만 업계 내부에서는 마냥 절망할 상황은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가 남아 있지만, 꾸준한 콘텐츠 발굴과 지원을 통해 해법을 찾아나갈 수 있으리란 것. 물론 팬데믹 시기 제작돼 쌓여 있는 작품들이 유통되기까지 시간은 다소 소요될 전망이다.◇콘텐츠 다양성이 관건 “정책적 지원 필요”K콘텐츠 위기론을 해소할 방안으로 전문가들은 ‘콘텐츠 다양성’과 이를 위한 정책적 차원에서의 지원을 꼽았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잘만든 콘텐츠가 늘어날수록 소비자들의 마음이 열릴 것이고, 대작이나 대형 그룹의 성공이 낙수효과를 가져다 줄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업계에서는 국내를 대표하는 콘텐츠 대기업인 CJ ENM의 부활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국내 최대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CJ ENM은 최근 주가 부진의 늪에 시달리고 있고, 이에 따라 올해 초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의 구창근 대표가 취임해 사업 효율화 및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CJ ENM이 정상화가 되면 CJ ENM이 보유하고 있는 유통망이 활발해지며 영화 및 드라마 공급이 활발해지리라는 관측이다.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방송사가 드라마만 하면 무조건 적자라고 앓는 소리를 한다”며 “글로벌 OTT를 대적할만한 자본을 가지고 있는 국내 대기업은 CJ ENM 뿐인데, 최근엔 CJ ENM이 계열사인 스튜디오 드래곤에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고 있는 것으로 안다. 다른 제작사 입장에서는 편성 받기가 더욱 어려워진 셈”이라고 하소연했다.이에 CJ ENM 관계자는 “대중이 좋아하실만한 콘텐츠를 발굴하고 공개하는 일은 멈추지 않고 지속할 것이다. 좋은 콘텐츠와 창작자 발굴에 힘쓸 테니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다만 콘텐츠의 다양성 확보를 마냥 시장에만 맡길 수는 없는 노릇. 작지만 탄탄한 작품을 만드는 제작자 및 창작자들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결국 시장의 논리에 의해 소외될 수밖에 없는 다양성 콘텐츠들이 지속적으로 탄생하기 위해서는 정부나 관련 단체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숨겨진 창작자를 발굴하거나 제작사들에 세제 혜택 등을 줌으로써 제작을 독려할 수 있다. 현재 콘텐츠 제작 세액공제율은 대기업 3%, 중견기업 7%,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은 10%에 불과하다. 반도체·전기차 세액공제율이 30% 가량에 달하는 것에 비하면 크게 미치지 못한다.콘텐츠 제작에 대한 세제 혜택 뿐 아니다. 후반작업 업체에 대한 지원도 시급하다. 국내를 대표하는 시각특수효과(VFX) 기업인 덱스터스튜디오 관계자는 “콘텐츠 제작에 필수적 요소로 자리잡은 VFX 기술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정부 차원에서 국가별 또는 국가내 소속주(우리나라로 기준 행정구역 시단위)별로 세금 공제 혜택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 같은 제도가 할리우드, 글로벌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 전략적 방식으로 꼽히고 있다. 미국, 캐나다, 프랑스가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비용 1000만 달러를 넘기거나 VFX 작업 비용이 전체 비용의 75%를 초과하면 추가로 5%를 공제해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덱스터스튜디오 관계자는 “한국은 아직까지 VFX 제작 분야만을 위한 별도의 환급 제도가 법적으로 보장 돼 있지는 않다. 다만 콘텐츠 총 제작비 세액 공제에 대한 지원에 확대됨에 따라 앞으로 VFX 분야만을 위한 별도의 공제도 추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제작 지원도 현재보다 더 늘어나고 간소화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우수 방송 콘텐츠를 발굴하기 위해 ‘방송영상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OTT 특화’ 부문 지원사업도 439억 원 규모로 운용하고 있다”면서 “특히 장편 드라마 제작지원금은 전년도 14억 4000만 원에서 올해 2배 이상 늘었다. 계속해서 양질의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다양한 지원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정부도 지원 필요성을 느끼고 지원금액을 늘렸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 특히 K콘텐츠에 투자하는 대신 IP를 모두 가져가는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OTT회사와 현행 방송 관행 개선을 정부 차원에서 독려하지 않는 한 K콘텐츠 수익 구조 개선은 요원하다. ◇위기가 기회다!K드라마와 영화, K팝 산업이 처한 현 상황을 잘 극복하면 K콘텐츠 미래가 더욱 밝아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한국 콘텐츠 수요자는 엄격한 만큼, 좋은 작품에 대한 기대와 응원을 아끼지 않는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영화 위기론 속에 오는 31일 개봉하는 영화 ‘범죄도시3’가 그런 점에선 특히 중요하다. 배우 마동석 주연의 ‘범죄도시’ 시리즈는 1편이 688만 육박, 2편이 1269만 관객을 넘어서며 극장가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범죄도시2’는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탄생한 1000만 돌파 영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다수의 영화 관계자들은 ‘범죄도시3’을 상반기 한국 영화의 희망으로 꼽으며 흥행을 기원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배급사 관계자는 “최근 업계에서는 경쟁작이라기 보다는 동료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면서 “‘범죄도시3’이 잘되길 바란다. 그로 인한 낙수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범죄도시3’ 이후에도 6월엔 김선호의 스크린 데뷔작 ‘귀공자’, 여름 시장엔 ‘밀수’, ‘더문’,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 한국영화 기대작들이 줄줄이 포진해 있다. 오는 16일 개막하는 제76회 칸영화제’에 송강호 주연의 ‘거미집’, 송중기 주연의 ‘화란’, 이선균과 주지훈이 출연하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러스’, 이선균 정유미의 ‘잠’ 등 굵직한 작품들이 초청된 만큼 영화제 이후 한국영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상승이 기대된다.물론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제작과 유통이 회복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할 거란 관측도 있다. 역시 익명을 요청한 또 다른 배급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에 오히려 기형적으로 너무 많은 작품이 만들어졌다고 보면 된다”면서 “그 때는 ‘오징어 게임’ 같은 작품이 OTT에서 크게 흥행하면서 낙관적인 분위기가 컸다. 제작은 많이 됐는데 유통은 안 되는 상황이다 보니 그때 미처 릴리즈되지 못 한 작품들이 많이 쌓여 있다. 그래서 새로운 작품 제작이 더딘 것”이라며 위기론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이 관계자는 “범죄도시3’ 같은 작품들이 잘돼서 관객들이 늘고 배급사 사정도 안정화되면 차츰 더 다양한 한국 영화들을 내보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지금은 단지 코로나19 시절 만들어놨던 작품의 배급되는 단계에서 투자금 회수의 ‘시차’를 겪고 있는 단계라 봐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K팝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방탄소년단 멤버 입대로 위기를 겪고 있지만 다른 그룹들이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스펙트럼이 넓어질 것이란 기대도 있다. 한터차트 관계자는 “작년부터 걸 그룹 강세가 굉장해졌다. 145만장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한 블랙핑크를 선두로 K팝 걸 그룹 시장은 오히려 전성기가 시작됐다고도 볼 수 있다”면서 “음악이 좋고 팬덤이 어느 정도 형성돼 있는 아티스트들의 앨범 판매량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앨범 판매량이 떨어지는 것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이제는 앨범을 굳이 사지 않아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대다. 그러다 보니 앨범을 소장하고자 하는 팬덤 위주의 소비 파이가 늘었고, 이런 경향성으로 인해 K팝 앨범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뿐이다. 장기적인 면에서 보면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다만 대형 기획사와 중소 기획사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건 문제점으로 꼽힌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K팝 시장을 아이돌이 주도하고 있고, 인기를 끄는 아이돌 스타들이 대부분 대형 기획사 소속 아니냐”며 “한쪽으로 치우친 성장으로 다른 장르의 음악들이 기를 못 펴고 있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진단했다. 중소 기획사에 대한 제도적인 지원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K팝이 글로벌 시장에서 올리는 매출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전통적으로 한류 콘텐츠가 강세를 보였던 중국 시장이 보다 활짝 열려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중국은 2016년 한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확정 이후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국에서 제작한 콘텐츠, 한국 연예인이 출연하는 광고 등의 송출을 막는 ‘한한령’을 시행하고 있다.많은 한류 스타들을 키워낸 한 대형 엔터사 관계자는 “내수시장에서는 한계가 있다. 글로벌로 나가야 하는 방향은 맞다”면서 “올해 초에 한한령이 해제되면 중국 쪽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했는데, 기대만큼은 못 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중국 시장의 문이 열릴지 여부에 대해서는 “솔직히 불확실하다. 우리 회사도 연초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번 세븐틴 앨범 450만 중 200만장을 중국에서 공동구매할 만큼 여전히 중국은 K팝의 거대 시장인 것은 분명하다. 중국 시장이 정치적인 외풍 없이 안정적으로 열리는 환경이 마련되면 K팝의 활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극장가는 최근 어린이날의 큰 흥행으로 희망을 봤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어린이날인 지난 5일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약 133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약 136만 명) 이후 6년 만의 최다 기록이다. 애니메이션 영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어린이날 하루 동안 약 4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마블의 대작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3’(약 50만 명)과 함께 극장가 흥행 돌풍을 이끌었다.한 배급사 관계자는 “이번 연휴가 길기도 했고 비가 와서 실내를 선호했을 거라는 변수도 있지만, 어쨌든 6년 만에 어린이날 최다 관객을 기록한 것은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며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4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고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동물소환 닌자 배꼽수비대’도 하루 동안 1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기왕이면 한국 작품이 사랑을 받았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일단 극장이 관객들도 차면 자연히 국내 영화들도 빛을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내다봤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5.12 06:00
연예일반

[IS연말결산] 넷플릭스 주춤, 디즈니+ 반짝, 토종 OTT 분전

코로나19 이후 다시 예년의 정상 수준을 회복하기 시작한 연예계. 영화계에서는 새로운 ‘천만영화’가 탄생했고 K팝 스타들은 다시 월드투어에 돌입, 세계 곳곳에서 활발하게 글로벌 팬들과 만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콘텐츠를 감상하는 새로운 창구로 자리를 잡으면서 다양성도 눈에 띄었다. 법정물과 리얼리티 연애물이 TV에서 강세를 보이는 사이, OTT에서는 ‘시맨틱에러’를 위시한 BL과 ‘약한영웅’ 등 장르물이 급부상했다. K콘텐츠가 회복세에 들어서는 한편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이승기, 츄, 오메가엑스 등이 소속사와 갑질, 출연료, 전속계약 등의 갈등을 빚었고, 르세라핌 전 멤버 김가람, ATBO로 데뷔 예정이었던 양동화 등이 ‘학폭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팬데믹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다이내믹한 한 해를 보냈던 2022년의 연예계를 일간스포츠가 돌아봤다. 〈편집자 주〉 코로나19 이후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인 OTT는 콘텐츠를 감상하는 일반적인 방식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제 시청자들은 TV 편성표를 보고 방영 시간을 기다리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콘텐츠를 감상한다. 이 같은 편리성에 힘입어 굴지의 글로벌 대기업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토종 OTT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올해 국내 OTT 시장은 지각변동이란 말이 어울린다. 2021년 ‘오징어 게임’으로 큰 재미를 봤던 넷플릭스가 기대만큼의 작품을 내지 못 하는 사이 또 다른 글로벌 OTT인 디즈니+가 존재감을 드러냈다. 웨이브, 티빙 등 토종 OTT들도 화제작들을 내놓으며 분전했다. #가입자 감소한 넷플릭스, 계정 공유에도 제약 팬데믹이 끝나면서 OTT계는 위기를 맞았다. 집에서 주로 콘텐츠를 보던 시청자들이 공연장, 극장 등으로 발길을 옮기기 시작했기 때문. 계속해서 콘텐츠 공급자로서 톱의 자리를 지킬 것인가 수많은 채널 가운데 하나로 남을 것인가. 넷플릭스의 구독자 감소는 이 같은 위기감에 쐐기를 박는 사건이었다. 넷플릭스는 올해 1분기에 2011년 서비스 개시 이후 처음으로 전 분기 대비 구독자 감소를 겪었다. 이 같은 감소세는 2분기까지 이어졌고, 주가는 하락했다. 결국 넷플릭스는 콘텐츠에 광고를 포함하는 대신 월정액을 기존 요금제보다 낮게 책정한 광고 요금제를 도입했다. 저렴한 요금제로 신규 가입자를 늘리고 광고 수익을 높이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11월 한 달간 미국에서 넷플릭스에 가입한 신규 고객 가운데 광고요금제를 선택한 비율은 9%에 불과하다. 기존 이용자를 포함한 전체 미국 이용자 가운데 광고요금제를 선택한 비율은 약 0.2% 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는 결국 계정 공유 제한이라는 새로운 수를 두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2022년 현재 넷플릭스는 한 사람이 가입하면 서로 다른 2~3명과 계정을 공유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IP 주소와 ID 계정 활동 기반으로 동거인이 아닌 다른 사람과 계정을 공유하는 것에 제약을 거는 방안을 이르면 내년 초 도입할 예정이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는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반발 우려에 대해 “사용자가 서비스 비용을 더 지불할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회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이야기했다. #디즈니+, K콘텐츠로 무장하고 아태지역 공략 넷플릭스가 구독자 감소세를 겪으며 주춤하는 사이 디즈니+는 야금야금 몸집을 부풀리고 있다. 디즈니의 OTT 서비스인 디즈니+를 포함, 역시 디즈니 소유인 ESPN플러스와 훌루까지 합치면 구독자 수는 약 2억 3400만 명이다. 이는 2억 2300만여 명인 넷플릭스보다 더 많은 숫자다. 특히 디즈니+는 거대한 인구를 가진 아시아 시장을 노리는 모양새. 인구가 약 3억 명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등은 아태 지역은 현지 콘텐츠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상황. 이에 따라 방탄소년단 다큐멘터리, ‘커넥트’ 및 ‘카지노’와 같은 굵직한 K콘텐츠를 선두에 세워 아시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즈니+는 지난달 말 싱가포르에서 아태지역 콘텐츠 쇼케이스를 열고 2023년 신작 라인업을 소개하고 기대감을 높였다. 코로나19 이후 주가 부진을 겪고 있는 디즈니는 최근 디즈니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밥 아이거를 최고경영자로 복귀시켰다. 밥 아이거는 디즈니에 수많은 IP를 안겨준 인물. 그는 디즈니+에 대해 “구독자 확대보다는 수익성 개선에 방점을 찍겠다”고 밝혔다. #韓 OTT 자존심 세운 ‘약한 영웅’·‘술도녀2’ 국내 OTT 사이에서도 지각변동이 있었다. 토종 OTT의 선두주자였던 왓챠가 위기에 빠지며 구조조정 수순에 들어갔고, 웨이브는 해외 사업을 키우기 위해 미주권의 유력 K콘텐츠 플랫폼인 코코와(KOCOWA)를 인수했다. 티빙은 시즌을 품고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에 나섰다. 콘텐츠적 측면에서도 주목할 작품들이 나왔다. 왓챠는 지난 2월 공개한 ‘시맨틱 에러’를 크게 성공시키며 국내에서 BL 붐을 일으켰고, 웨이브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 ‘약한 영웅 클래스1’로 하반기를 뜨겁게 달궜다. 티빙은 이준익 감독의 첫 OTT 시리즈인 ‘욘더’와 단편영화를 시리즈로 각색한 ‘몸값’으로 화제 몰이를 했고, 상반기 ‘술꾼도시여자들’의 큰 성공에 힘입어 ‘술꾼도시여자들2’까지 론칭하는 데 성공했다. 예능에서는 ‘환승연애2’와 ‘서울체크인’ 등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티빙은 오는 30일에는 김남길, 이다희, 차은우, 성준이 의기투합한 ‘아일랜드’라는 대작으로 열기를 이어간다. 왓챠는 웹툰을 서비스하기 시작,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2.12.27 08:30
산업

'편집숍' 오명 삼성물산 패션…1년 사이 신규 브랜드 쏟아내는 이유는

삼성물산 패션 부문이 최근 1년 사이 신규 브랜드를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까지 해외 브랜드 판권을 수입하는데 집중하고, 자사 브랜드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모습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신임 대표이사 체제가 자리를 잡았고, 리오프닝 이후 패션 업계가 살아나기 시작하자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새로운 브랜드 론칭에 고삐를 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쏟아지는 신규 브랜드 삼성물산 패션 부문(삼성물산)은 이달 초 젠더리스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샌드사운드'를 론칭했다. 브랜드의 출발점이 상당히 독특하다. 샌드사운드는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에 대한 갈증이 큰 '나가 놀고 싶은 20대', 이른바 Z세대(1990년대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에 초점을 맞췄다. 평소 꿈꾸던 여행지를 즐기고 음악을 감상하는 낭만을 디자인에 담았다는 설명이다. 첫 컬렉션의 주제를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샌프란시스코에서 빅서로 떠나는 로드 트립으로 정한 배경이다. 이재홍 삼성물산 패션 부문 신사업개발팀장은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자유와 도전을 좋아하는 Z세대의 감성을 자극하는 상품과 마케팅을 바탕으로 '함께 즐기고 함께 입고 싶은 브랜드'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8월에도 신규 브랜드를 출시했다. 자기 주도적인 삶을 꾸리는 3040세대를 겨냥한 남성복 브랜드 '시프트G'다. 시프트G는 출근복과 일상복을 겸한다. 젊은 감성에 캐주얼 감각이 더해지면서 이른바 '유틸리티 워크웨어'로 고루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삼성물산이 남성복 브랜드를 출시한 것은 1995년 '엠비오' 이후 27년 만이었다. 남성복만 론칭한 건 아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가을 젊은 여성을 타깃으로 한 '코텔로'를 선보이며 2019년 구호플러스 이후 여성복을 내놨다. 지속 성장 위한 포트폴리오 다각화 사뭇 의외의 행보다. 삼성물산은 2016년부터 성장이 멈춰 섰다고 판단되는 토종 브랜드 정리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남성복 엠비오와 '빈폴 스포츠' '로가디스 컬렉션' 등이 문을 닫았다. 반면 '아미' '톰브라운' '메종키츠네' '르메르' 등 해외에서 '신명품'으로 불리는 브랜드 판권을 사들이는 작업은 계속했다. 삼성물산이 강남 등 요지에 선보인 매장은 자사 브랜드보다는 될성부른 해외 브랜드 소개의 장이거나 인큐베이팅 장소로 여기는 시선도 존재했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이 '편집숍 대기업'이라는 오명을 얻은 배경이다. 해외 수입 브랜드는 마진율이 낮다. 기껏 홍보를 해놨는데, 판권 계약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을뿐더러 삼성물산이 아닌 병행수입이나 해외 직구를 통해 들어오는 물량도 고려해야 한다. 자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야 패션 대기업의 지속가능성도 높아진다. 업계는 삼성물산의 상징인 빈폴이 노후화한 가운데 젊은 세대에 초점을 맞춘 자사 브랜드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뚫으려는 의도로 풀이하고 있다. 이준서 부문장이 2020년부터 삼성물산 패션 부문을 이끌면서 조직이 안정 궤도에 접어들었고, 코로나19 영향권도 벗어나자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사 브랜드 론칭에 소극적이던 삼성물산이 지난해부터 신규 브랜드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며 "요즘은 이커머스 플랫폼도 자체 브랜드를 내놓는 판이다. 패션 대기업으로서 소비력이 큰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품을 자사 브랜드가 없다면 먼 미래를 내다보기 힘들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물산이 새롭게 선보인 브랜드의 타깃층은 MZ세대에 몰려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해외 수입 브랜드인 신명품뿐만 아니라 신규 브랜드를 출시해 키워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고 있다"며 "오프라인 매장 오픈 등 확대 전략과 함께 포트폴리오를 고르게 가져가려 한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10.21 07:00
산업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 못 내는 기업비중, 한국 최다 2위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조차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 수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 비해 23.7%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 등을 상시화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13일 인천대 김윤경 교수에게 의뢰해 작성한 '기업구조조정 제도 개선방안' 보고서를 내놓았다. 한계기업은 영업 활동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재무적 곤경 상태가 지속되는 기업으로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 미만인 기업을 말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2021년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의한 법률'(외감법)을 적용받는 비금융기업 2만2388개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계기업은 2823개로 집계됐다. 2019년에는 2283개였다. 한계기업의 종업원 수는 2019년 24만7000명에서 지난해 31만4000명으로 26.7% 증가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중견·대기업이 2019년 389개에서 지난해 449개로 15.4%, 중소기업은 1891개에서 2372개로 25.4% 각각 늘어 중소기업의 한계기업 증가세가 더 뚜렷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40.4%(1141개)로 가장 많았다. 제조업 중에서도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 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 제조업의 한계기업 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대비 지난해 한계기업 증가율은 항공운송업과 비금속광물 광업(연료용 제외)이 300%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음식점 및 주점업(200%), 음료 제조업(200%), 가구 제조업(100%) 등의 순이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및 나스닥(NASDAQ), 일본 도쿄증권거래소(TSE), 홍콩증권거래소(HKSE),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SHSE) 및 선전증권거래소(SZSE), 한국 유가증권 상장사(KOSE) 및 코스닥(KOSDAQ) 등 세계 주요 거래소를 비교 분석한 결과에서는 한국의 지난해 전체 기업 대비 한계기업 비중은 17.1%로 홍콩증권거래소의 28.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한계기업은 개별 기업의 문제를 넘어 정상 기업의 인적, 물적 자원 활용을 제한하고 경제 효율성을 감소시켜 국가 경제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기업구조조정 촉진법'(기촉법)과 기활법을 개선하고 상시화해 기업의 사업 재편과 구조조정 활성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통합도산법이 상시화된 데 비해 부실 징후 기업의 워크아웃을 관할하는 기촉법과 사업재편을 지원하는 기활법은 한시법으로 각각 2023년, 2024년에 일몰될 예정이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9.13 11:23
산업

"수입 브랜드가 더 많아요" 대형 편집숍 전락한 삼성물산 패션

한국 패션을 이끌어가는 삼성물산 패션 부문이 거대한 편집숍으로 전락했다. 자체 브랜드를 키우기보다는 해외 브랜드의 판권을 사들여 국내에 되파는가 하면,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66년간 이어진 직물 사업도 철수한다. 패션업계는 삼성물산이 수익성에 함몰된 나머지 패션 대기업으로서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룡 편집숍된 삼성물산 "설마, 삼성물산이 빈폴까지 접지는 않을 거예요." 지난 5월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서 만난 '빈폴' 매장의 한 관계자가 손사래를 쳤다. "삼성물산이 요즘 철수하는 자체 브랜드가 많던데, 빈폴은 괜찮은 거냐"는 질문에 돌아온 답이다. 이 관계자는 "듣기로는 수익성 때문에 삼성물산이 (자체 브랜드를) 안 한다고 알고 있다. 아쉽긴 하지만 해외 브랜드 판권을 사들여서 파는 편이 더 이익이 남아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삼성물산은 2016년부터 브랜드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무렵 남성복 '엠비오', 잡화 브랜드 '라베노바' 사업을 정리했다. 이후 삼성의 대표 브랜드 '빈폴 스포츠', '로가디스 컬렉션' 등이 차례로 문을 닫았다. 철수하는 자체 브랜드는 늘어가는 반면 출시 소식은 극히 드물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지난해 중저가 여성 데일리웨어 브랜드 ‘코텔로’를 선보였다. 삼성물산이 수입 브랜드가 아닌 자사 제작 브랜드를 선보인 건 2012년 '에잇세컨즈' 이후 9년 만의 일이었다. 반면 해외 수입 브랜드 판권은 부지런히 사들이고 있다. 최근 '신명품'으로 떠오른 '아미' '톰브라운' '메종키츠네' '르메르'는 모두 삼성물산 패션 부문이 판권을 갖고 있다. 현재 삼성물산 패션 부문이 전개하는 자체 브랜드는 '빈폴'과 '르베이지', '에잇세컨즈' '코텔로' 등으로 수입 브랜드와 비슷한 수준이다. 회사가 벌이는 마케팅 비중은 수입 브랜드에 더 무게가 실렸다. 신명품을 수입해 판다고 해서 큰 이문을 남기는 것도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측은 아미와 메종키츠네의 판권 계약을 3~5년 단위로 갱신 중인데, 완제품을 수입해 나르는 수준이기 때문에 마진율도 낮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5.6%로 경쟁사인 한섬(10.9%), 신세계인터내셔날(6.2%) 등과도 차이가 난다. 일부에서 삼성물산 패션 부문이 거대한 편집숍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흘러나온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대에는 해외 브랜드를 직수입해 판매하는 멀티숍과 편집숍이 다수 모여있다. 이들 매장은 될성부른 해외 브랜드를 찾아내 직접 바잉을 하거나 판권 계약을 맺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콘셉트 스토어 ‘10 꼬르소 꼬모 서울’과 '비이커'를 운영 중이다. 이들 매장은 사실상 자체 브랜드보다는 해외 수입 브랜드 판매 및 소개 통로로 쓰이는 것이 사실이다. 신명품을 찾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는 해외 직구에 익숙하다. '발란' '머스트잇' 등 온라인 명품 플랫폼이 늘어날수록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운신 폭도 좁아질 수밖에 없다. 직물사업도 철수…패션 대기업 책무 '물음표'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그룹의 모태로 불리는 양복 원단을 만드는 직물사업도 털어냈다. 직물 사업은 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이 1956년 섬유 국산화를 선언하며 대구에 제일모직을 세우고 원단을 생산하며 시작됐다. 그룹의 출발 선상에 있는 사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오는 11월 말을 끝으로 경북 구미 공장을 문 닫는다고 밝혔다. 구미 공장은 현재 삼성물산 패션 부문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단을 생산하는 곳이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 측은 66년 만의 직물사업 철수 이유로 국내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해외 원단과의 가격 경쟁 실패를 꼽았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420억원이었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지난해 영업이익 1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1분기 만에 50% 수준의 이익을 얻은 셈이다. 내부적으로 분위기도 좋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나눠줬다. 이른바 '돈은 안 되는데 피곤한' 사업은 접거나 전개 자체를 하지 않고, 비교적 실패 리스크가 적고 성공 가능성이 큰 브랜드만 수입한 결과다. 패션 업체 A 사 관계자는 "기업이 수익을 좇고, 해외 브랜드 판권을 사들여오는 일이 불법은 아니다. 이것이 한국 패션 기업의 현주소 아닐까"라며 "다만 최근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행보를 보면 아주 아쉽다. 이 기업이 패션 분야에서 뚜렷한 위치가 있고, 마땅히 해줘야 할 책무가 분명한 곳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m 2022.06.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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